원추리(Hemerocallis)는 봄철 산나물로 널리 사랑받지만, 원추리 나물을 생으로 먹으면 위험하다, 독성이 있다는 이야기도 자주 들립니다. 실제로 원추리 나물의 독성은 과학적으로 어떤 성분에서 비롯되는지,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안전하게 먹으려면 어떤 점을 반드시 지켜야 하는지 꼼꼼히 살펴봅니다. 국내외 연구와 최신 해외 자료를 바탕으로, 원추리 나물의 독성과 안전한 활용법을 깊이 있게 정리해드립니다.
목차
🧬 1. 원추리의 주요 독성 성분과 식별법
원추리 나물의 독성은 주로 ‘콜히친(colchicine)’이라는 알칼로이드 성분에서 비롯됩니다. 콜히친은 세포 분열을 강하게 억제하는 물질로, 자연계에서는 백합과 식물(예: 글로리오사, 콜키쿰)과 함께 일부 원추리 종에도 존재합니다.
이 성분은 식물체 전체—잎, 뿌리, 꽃, 어린순—에 고르게 분포할 수 있지만, 특히 어린순이나 뿌리, 씨앗에 더 많이 농축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콜히친은 소량으로도 인체에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성인 기준 3~6mg만 섭취해도 중독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8~10mg 이상이면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원추리 한 포기의 콜히친 함량은 품종, 재배 환경, 수확 시기 등에 따라 다르지만, 일부 야생종이나 오래된 개체에서는 치명적 농도에 근접할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최근 분자생물학 연구에서 일부 원추리(예: Hemerocallis citrina) 품종은 콜히친이 거의 검출되지 않거나, 아예 없는 경우도 보고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흔히 나물로 먹는 Hemerocallis fulva(노랑원추리, 각시원추리 등)는 콜히친이 존재할 수 있으므로, 식별과 조리법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 2. 콜히친 중독의 증상과 인체 영향
콜히친 중독은 섭취 후 2~24시간 이내에 다양한 증상을 유발합니다.
대표적인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 소화기계: 구토, 복통, 설사, 구역질, 탈수
- 신경계: 혼수, 경련, 근육 약화, 마비
- 혈액 및 순환계: 백혈구 감소, 혈소판 감소, 빈혈, 혈압 저하
- 심장 및 호흡기: 심박수 이상, 부정맥, 호흡곤란, 심한 경우 심정지
- 간·신장 기능: 간수치 상승, 황달, 신장 기능 저하, 요독증
콜히친의 가장 위험한 점은, 세포의 미세소관 형성을 억제해 세포 분열을 전신적으로 차단한다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장기 손상, 혈액학적 이상, 심각한 경우 다발성 장기부전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복통, 저혈압, 심박 이상, 간·신장 수치 상승이 동반되면 예후가 매우 나빠집니다.
중독 환자 중 일부는 심전도 이상, 대사성 산증, 저칼륨혈증 등 치명적 합병증을 경험합니다.
콜히친 중독은 치료제가 거의 없고, 대증적 치료(수액, 해독제, 인공호흡 등)에 의존해야 하므로,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특히 어린이, 노약자, 간·신장 질환자, 심혈관 질환자는 더욱 위험하니 각별히 조심해야 합니다.
🧑🍳 3. 안전하게 먹는 법 – 독성 제거와 조리의 과학
원추리 나물의 콜히친 함량은 조리법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다양한 실험 결과, 다음과 같은 방법을 따르면 대부분의 독성이 효과적으로 제거됩니다.
- 삶기: 100℃에서 10분 이상 삶으면 콜히친의 90~95%가 파괴됩니다. 압력솥에서 121℃로 5분간 가열하면 거의 완전 분해됩니다.
- 물에 담가 우려내기: 삶은 후 2시간 이상 찬물에 여러 번 헹구면 남은 수용성 독소가 추가로 제거됩니다.
- 건조: 50℃ 이하 저온에서 48시간 이상 건조하면 콜히친이 비활성화되어, 말린 원추리는 6개월 이상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 원추리 나물의 독성은 대부분 사라집니다.
단, 생식(날로 먹기)이나 불충분한 데침, 오래된 뿌리나 잎, 씨앗을 먹는 것은 절대 금물입니다.
실제로 중국, 일본 등 원추리 식용 문화가 발달한 지역에서도
삶기, 데치기, 말리기 등 전통 조리법을 철저히 지키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봄철 나물 채취 시 반드시 어린순만 채취하고,
조리 전후 충분히 삶고 우려내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 4. 종별·품종별 독성 차이와 식별 주의점
원추리는 전 세계적으로 1,000여 종이 넘는 다양한 품종이 존재합니다.
최근 유전체 분석에 따르면, 일부 원추리(예: Hemerocallis citrina, Hemerocallis lilioasphodelus 등)는 콜히친이 거의 검출되지 않거나,
아예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야생종(노랑원추리, 각시원추리, Hemerocallis fulva 등)에서는 콜히친이 검출된 바 있으므로,
채취 시 반드시 정확한 식별이 필요합니다.
특히 원추리와 비슷하게 생긴 ‘참나리’, ‘하늘나리’, ‘백합’ 등은
콜히친 외에도 더 강한 독성(예: 리코린, 알칼로이드 등)을 함유할 수 있으니,
혼동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원추리의 꽃, 잎, 뿌리, 씨앗 모두에 콜히친이 분포할 수 있지만,
특히 뿌리와 씨앗, 오래된 잎에 더 많이 농축됩니다.
따라서 나물로 먹을 때는 반드시 어린순만 채취하고,
꽃이나 뿌리, 씨앗은 식용으로 삼지 않는 것이 안전합니다.
최근 연구에서는 원추리의 플라보노이드, 폴리페놀, 사포닌 등
항산화·항염증 성분이 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음이 밝혀졌지만,
독성 제거를 위한 조리법을 반드시 지켜야만 이런 이점을 누릴 수 있습니다.
🐾 5. 반려동물, 어린이, 민감군에서의 위험성과 응급 대처
원추리의 콜히친 독성은 사람뿐 아니라
고양이, 개, 토끼 등 반려동물에게도 매우 위험합니다.
특히 고양이는 원추리의 모든 부위(잎, 꽃, 뿌리, 꽃가루)에서
심각한 중독 증상을 보일 수 있습니다.
반려동물이 원추리를 섭취하면
구토, 침 흘림, 무기력, 식욕 부진, 복통, 심한 경우 신장 손상,
심정지 등 치명적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집에서 원추리를 키우거나, 산책 중 야생 원추리를 만났을 때
반려동물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어린이나 노약자, 간·신장 질환자, 심혈관 질환자는
콜히친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으므로
나물 채취와 조리, 섭취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만약 원추리 나물을 생식하거나,
충분히 데치지 않은 나물을 먹고
구토, 복통, 설사, 어지럼증, 심박 이상, 황달,
의식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병원에 내원해 응급 처치를 받아야 합니다.
콜히친 중독에는 해독제가 없으므로
빠른 시간 내에 위세척, 수액 치료,
심혈관·호흡기 모니터링 등 대증적 치료가 이루어져야 하며,
심한 경우 혈액 투석, 인공호흡기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원추리 나물은 봄철 산나물의 별미이지만
조리법을 반드시 지키지 않으면
치명적 독성으로 건강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어린순만 채취하고, 삶기·우려내기·건조 등
충분한 독성 제거 과정을 거친 뒤
적당량만 섭취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입니다.
특히 반려동물, 어린이, 민감군은
원추리의 모든 부위에 주의가 필요하니
항상 신중하게 다루세요.
혹시 원추리와 관련해 궁금한 점이나
안전한 나물 섭취 경험이 있다면
댓글로 자유롭게 나눠주세요!

참고 링크
- https://www.science.org/doi/10.1126/science.110.2869.686
- https://pubmed.ncbi.nlm.nih.gov/15396742/
- https://www.science.org/doi/abs/10.1126/science.110.2869.686
-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6681243/
- https://onlinelibrary.wiley.com/doi/full/10.1002/jbt.22366
-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abs/pii/S07533322173013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