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버그가 모기 퇴치에 도움이 된다? 과연 사실일까?

요즘 러브버그가 곳곳에서 참 많이 보이죠. 항간에는 러브버그가 모기 퇴치에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도 있고, 그래서 러브버그가 인간에게도 익충이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과연 사실일까요? 아래에서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러브버그가 모기 퇴치에 도움이 될까요?

러브버그는 털파리의 종류로, 암수가 붙어 날아다니는 특성을 지닌 붉은등우단털파리와 계피우단털파리 등을 통칭하는 말로 쓰이고 있습니다. 미국과 북미권에서 주로 볼 수 있는 것은 중앙아메리카에서 온 계피우단털파리이며 현재 우리나라에 널리 퍼져있는 것은 중국과 일본에서 온 붉은등우단털파리입니다.

러브버그가 모기 퇴치에 도움이 된다? 과연 사실일까?

그런데 러브버그가 모기 퇴치에 도움이 된다는 항간의 소문이 있습니다. 러브버그가 모기의 알과 유충을 잡아먹기 때문이라는 것인데요, 과연 사실일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러브버그가 모기를 퇴치할 수 없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1. 러브버그는 육식성이 아닙니다

러브버그는 육식성 곤충이 아닙니다. 러브버그는 꽃가루와 꿀을 주식으로 하며, 육식을 하기 위해 필요한 소화기관도 갖추고 있지 않습니다.

2. 러브버그의 신체 구조로는 모기 포식이 불가합니다

러브버그와 같은 곤충이 모기와 같은 또 다른 곤충을 먹을 수 있으려면, 모기를 포획하고 씹을 수 있는 정도의 큰 턱이 필요하고, 모기를 씹어먹는 동안 모기를 꽉 잡고있어야 하는 튼튼한 다리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러브버그의 신체구조를 보면 이러한 구강 구조도, 튼튼한 다리도 없습니다.

3. 러브버그는 모기보다 느립니다

러브버그가 날아다니는 모습 많이 보셨을 텐데요, 기본적으로 날아다니는 속도가 빠른 편이 아닙니다. 우리가 모기를 잡으려고 해도 모기보다 손을 빠르게 움직여야 승산이 있는데, 사람보다도 이동 속도가 현저히 느린 러브버그가 모기를 잡는 건 거의 불가능합니다. 러브버그의 이동 속도로는 모기를 추적하고 포획하는 데 필요한 속도를 맞추기가 어렵습니다.

4. 러브버그와 모기는 활동 시간대가 다릅니다

러브버그는 빛을 좋아하며 주로 낮 시간에 활동합니다. 그리고 밤시간이 되면 한 자리에서 긴 시간 짝짓기를 합니다. 반면 대부분의 모기는 낮시간에는 어딘가에 꽁꽁 숨어있다가 저녁과 밤이 되면 활동하는 경향이 있죠. 이렇게 이들 둘은 활동 시간대도 다르기 때문에, 러브버그가 원래 짝짓기에 집중해야 하는 저녁과 밤시간대에 모기 알이나 유충을 찾아다니고 모기를 포식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불가합니다.

러브버그가 모기 퇴치에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5. 러브버그 성충은 잠시 보이다 사라집니다

러브버그는 일년 중 몇 주 동안만 성충으로 활동하죠. 러브버그의 비행 기간은 초여름 경 약 2~3주간만 지속되며 그 외 기간에는 요즘과 같이 암수가 꼭 붙어 날아다니는 모습을 볼 수 없습니다. 반면 모기는 초여름부터 활동하고 기온이 완전히 영하로 떨어지기 전까지 우리를 쭉 귀찮게 합니다. 즉, 일년 중 아주 잠시만 성충으로 지내는 러브버그가 모기 개체 수를 효과적으로 줄여주는 건 택도 없습니다.

러브버그가 좋아하는 것은?

러브버그 성충이 우리나라에 처음 유입되었던 시점에는 7월 초 경 활동하는 모습이 보였는데 올해는 기후 변화로 인해 여름 날씨가 일찍 찾아오면서 6월부터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작년에도 그랬던 것처럼, 조만간 사라졌다가 내년 여름까지는 러브버그의 모습을 볼 수 없게될 예정입니다. 러브버그가 특히 좋아하는 환경이 있다고 하는데, 알아볼까요?



러브버그 유충은 부식질(부패 중인 식물 성분이 많이 들어있는 흙)로 되어있는 부식층을 먹고 삽니다. 이렇게 식물 잔해를 유기물로 전환하고, 이를 거름으로 바꿔주어 식물의 생장에 도움을 주기에 생태계 청소부라는 별명도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러브버그는 특히 숲이 우거져있고 나무와 각종 식물 생태가 풍성한 산 등지에서 더욱 많이 보입니다.

러브버그는 열도 좋아합니다. 러브버그를 유인하는 요소 중 하나로 고온다습한 환경이 있는데, 그래서 농촌보다는 대도시에서 더 많이 보이기도 합니다. 암컷은 자동차 배기가스에서 나오는 UV 알데히드에 유인되는 경향도 있습니다. 이는 러브버그 암컷이 알을 낳는 부식층에서 발생하는, 부패하는 유기물의 냄새가 알데히드와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고속도로 주변은 아무래도 배기가스도 많이 발생하고 자동차에서 발생하는 열도 함께 생겨나기 때문에 고속도로를 따라 러브버그가 많아지기도 합니다.

러브버그는 몸체가 가벼운 특성 상 강한 바람에 의해 쉽게 먼 곳으로 이동할 수 있고, 차량이 지나다니며 일으키는 공기의 흐름에 의해서도 자유롭게 날아다닙니다. 그래서 육지 안에서는 더욱 쉽게 퍼질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 러브버그라는 이름이 알려진 몇 년 전만 해도 일부 동네에서만 확인되었는데 이제는 수도권에서 러브버그가 보이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죠.

마치며

러브버그가 모기를 퇴치할 수 있다는 사실은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 없으며, 러브버그가 모기 퇴치에 도움이 된다는 말은 오히려 그렇지 않음을 증명하는 증거가 더 많습니다. 생태계에서 러브버그의 역할은 주로 식물 잔해를 분해하고 유기물을 순환시키는 것으로, 모기를 포식하는 행동과는 거리가 멉니다. 이왕 이렇게 떼 지어서 많이 나타나는 김에 여름의 불청객 모기까지 없애주면 참 좋았겠지만, 이들도 이들의 역할이 있는 것이고 생태계에서는 대표적인 익충이라고 하니 몇 주만 더 참아봐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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