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에서 식물을 키우다보면 해충으로부터의 고통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화학적인 방법으로 해충을 퇴치하려는 것은 환경에 해로울 수 있고 식물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연적인 해충 퇴치 방법 중 하나로 알려진 고령토를 사용해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고령토는 식물에 해충을 막는 물리적인 장벽을 형성하여 식물을 보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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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토
고령토는 유기농 밭이나 정원에서 해충 방제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점토의 한 종류입니다. 광산에서 채굴하여 주로 도자기나 고급 자기 제작에 쓰이는 광물이며, 색상은 흰색이고 감촉이 부드럽습니다. 그밖에도 페인트와 치약, 종이, 고무, 화장품 등 다양한 제품을 제조할 때 사용되고 있습니다.
고령토는 영어로는 카올린 입니다. ‘카올린’이라는 용어는 1700년 경 선교사들이 중국에 갔을 때 징더전시 가오링 언덕에서 얻은 순수한 점토를 의미하고자 중국어로 ‘가오링(kao ling)’이라는 이름을 붙인 데서 유래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카올린 점토로 불리는 경우가 많으며 우리나라의 생산지에는 충남 부여군 등이 있습니다.
카올린 점토는 과일에 바르면 직사광선에 의한 피해도 줄이면서 유기적으로 해충도 방제해 줍니다. 곤충이 점토로 덮인 식물을 만나면 혼란스러워 하면서 자기들이 먹을 수 있는 식물이라는 점을 인식하지 못하고 떠나게 됩니다. 카올린은 아주 적은 양으로도 괜찮은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미세하게 분쇄된 분말은 물과 잘 섞이기 때문에 분무기로 엽면 도포가 가능합니다.
단,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있습니다. 밭과 정원에 쓸 수 있도록 제조된 일부 카올린 제품은 화학 살충성분 등 예상치 못한 성분이 들어있는 경우도 간혹 있으니 성분은 잘 살피고 구매하는 게 좋습니다.
고령토가 퇴치할 수 있는 해충 종류
카올린이 모든 해충에 작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꽤 다양한 해충을 제거하는 데 사용할 수 있습니다. 작물의 종류로 보면 특히 호박, 가지, 오이, 콩나물에 대한 효과가 뛰어나며 아래와 같은 해충을 퇴치할 수 있습니다.
- 오이 딱정벌레, 감자 딱정벌레 등 딱정벌레 종류
- 호박 노린재 등 노린재 종류
- 벼룩잎벌레
- 사과광대파리
- 코드린 나방
이외 유사한 해충들에게도 효과적으로 작용합니다.
오이딱정벌레 퇴치
오이 딱정벌레가 보이는 작물에 카올린 점토를 뿌려놓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식물에 직접 뿌려놓으면 해충의 더듬이에 쌓이며 점차 끈적끈적해져 해충들이 주변을 탐색하고 먹이를 찾는 것을 어렵게 만듭니다. 점토 자체가 오이딱정벌레를 죽이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직접적인 살충제로 사용할 수는 없지만 작물이나 작물의 잎을 먹는 것을 방지하는 용도로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총채벌레 퇴치
고령토는 사과나 복숭아 등 작은 과일나무에서 총채벌레의 침입을 막는 데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과일이 익어가는 단계에서 50% 분말로 사용하면 점토 성분이 과일의 향기가 퍼지는 것을 막아 해충이 덜 찾아옵니다. 그렇게 해도 찾아오는 총채벌레의 경우 비늘 아래로 점토 성분이 들어가게 되는데 총채벌레는 이를 없애고자 계속 몸을 비비게 되고, 몸을 비비느라 먹이를 먹거나 번식하는 행위를 멈추게 됩니다. 참고로 카올린 점토는 과일의 품질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수분 매개자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습니다.
고령토 사용 효과
고령토는 고대 중국과 이집트에서 시작하여 오랜 기간 해충을 제거하는 데 사용되어 왔습니다. 즉 긴 세월동안 작물의 품질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검증을 받은 물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토마토와 같이 껍질 자체가 연약한 작물의 경우에는 다른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안전할 수 있습니다.
카올린 점토를 사용하는 것은 화학 약품이 들어간 살충제를 쓰는 것보다 해충 퇴치에 시간이 걸릴 수는 있지만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해충을 내쫓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토양에 해가 없으며, 화학 살충제를 사용할 때 공기와 지하수가 오염될 수 있는데 이러한 걱정도 덜 수 있습니다. 채소 등 작물에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제품을 사용하는 경우 아래와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 다양한 해충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 과일의 경우 점토가 일종의 코팅제 역할을 해주어 직사광선을 막아줄 수 있습니다.
- 곰팡이로 인한 각종 질병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습니다.
고령토 사용법
점토물 만들기
해충 퇴치를 위한 카올린 점토물을 만들려면 물 3.7리터 정도에 가루 3컵을 섞으면 됩니다. 일부 분들은 천연 액체 비누 몇 방울을 첨가하기도 합니다. 액체비누를 조금 넣으면 계면활성제 역할을 해서 용액이 더 잘 섞이도록 도와줍니다. 성장이 완료된 식물을 다룰 때에는 약간의 어류추출성분을 추가하여 잎에 추가적인 영양을 공급할 수도 있습니다.
가루가 아닌 고체 점토 형태인 경우, 마른 양동이에 점토를 넣고 물을 천천히 조금씩 부으면서 섞어주면 됩니다. 점토가 물에 잘 녹지 않거나 덩어리지는 경우 오래된 거품기 등을 사용해서 저어주면 됩니다.
점토물 도포
고령토 점토물을 사용할 때는 햇빛이 너무 강하지 않은 날에 잎에 골고루 뿌리면 됩니다.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에는 아무래도 점토 성분이 바람에 날릴 수 있습니다. 액체가 잎에 묻은 상태에서 강한 햇빛을 받으면 잎이 화상을 입기도 하니 날씨를 확인하면서 도포하는 것이 좋습니다.
점토물을 뿌리기에 가장 좋은 시간은 흐린 날 아침입니다. 비가 올 예정이라면 도포를 하지 않는 것이 낭비를 막을 수 있으며, 일기예보를 확인하고 작업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용액을 섞은 후에는 점토물을 식물에 전반적으로 뿌려주면 됩니다. 적용하는 방법이 따로 있지는 않으며, 잎의 윗면과 밑면, 줄기, 열매 등을 포함하여 모든 표면에 균일하게 코팅되듯 하면 됩니다. 어떤 부분이라도 점토물이 닿지 않고 그대로 노출되면 해충이 그 부분만 찾아올 수 있습니다.
점토물을 도포하면 식물이 허옇게 되면서 먼지가 쌓인 것처럼 보일 수는 있지만 이를 통해 해충을 예방함과 동시에 햇빛으로부터도 일정한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됩니다.
점토물 사용 시 주의사항
고령토는 인체에 무해하고 무독성 제품이지만 흡입하거나 눈에 들어가면 불쾌한 느낌이 날 수 있습니다. 점토물을 다룰 때엔 눈, 입, 코를 보호하기 위해 방진마스크와 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심각한 피해를 입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늘 주의하는 게 좋습니다.
고령토 점토물은 얼마나 자주 도포해야 할까요?
최소한 한 달에 두 번씩은 점토 용액을 도포하는 것이 좋습니다. 잎이나 열매를 노출시키면 해충이 언제든 유입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점토물을 바른 후에는 헹구지 않아야 합니다.
점토물의 경우 아래와 같은 모습이 확인되면 재도포를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 흰색 점토 코팅이 점차 닳고 사라지기 시작할 때
- 점토 코팅이 비에 씻겨 내려갈 때
- 새 잎이 자랄 때
고령토 점토는 어디서 구할 수 있나요?
대부분의 농자재 상점이나 정원 및 원예 센터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고령토는 피부 관리용으로도 이용할 수 있는데 이를 위한 제품의 경우 농자재 상점이 아닌 스킨케어 상점에서 구매해야 합니다. 용도에 따라 다른 점토 제품을 구매해야 한다는 점 잊지 마시고, 해충 퇴치에 성공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