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는 일부 지역에서만 나타났던 러브버그가 올해 봄철에는 전국 곳곳에서 떼로 나타나면서 큰 문제가 되었었죠. 사람을 물거나 해를 입히지는 않지만 수백 마리가 무리를 지어 다니는 모습이 혐오스럽기도 하고 어떨 땐 무섭기도 합니다. 이런 러브버그의 특성과 나타나는 시기, 일반적인 러브버그 퇴치 방법에 대해 아래에서 자세히 알아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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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버그란 무엇인가요?
러브버그(Plecia Nearctica)는 비비오니대과(Bibionidae)에 속하는 파리의 일종입니다. 사랑벌레, 허니문 파리, 쌍두벌레 또는 키시버그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원산지는 중앙아메리카이며 기존에는 해당 지역 일대 및 미국의 남동부에서 주로 보여왔지만 2023년부터는 우리나라에서도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러브버그의 몸 길이는 약 6~9mm입니다. 몸은 검은색이고 배 부분은 빨간색 또는 주황색입니다. 날개도 검은색이며 더듬이는 짧습니다. 수컷과 암컷은 생김새는 비슷해 보이지만 암컷이 수컷보다 약간 더 큽니다.
왜 러브버그라고 불리는 걸까요?
러브버그는 공중에서 꽁무니를 붙이고 짝짓기를 하는 모습이 자주 보이기 때문에 러브버그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수컷과 암컷은 복부 끝부분을 서로 붙여서 날고, 앉아서 쉬는 동안에도 이렇게 붙은 상태로 며칠간 함께 지냅니다. 이러한 행동으로 인해 머리가 두 개이거나 날개가 네 개인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러브버그가 그토록 강렬하게 짝짓기를 하는 이유는 성충의 수명이 매우 짧기 때문입니다. 러브버그 성충 암컷은 3~4일밖에 살지 못합니다. 수컷은 조금 더 오래 살긴 합니다. 이렇게 암컷이 살아있는 기간 동안 그들은 짝을 찾고, 꽃의 꿀을 먹고, 썩어가는 식물 재료나 소똥 위 등에 알을 낳아야 합니다. 알은 부화한 후 몇 달 동안 토양 속의 유기물을 먹으며 자라고, 번데기가 되었다가 성충으로 성장합니다.
생태계에서의 러브버그의 역할은?
러브버그는 인간에게는 성가신 곤충 중 하나이지만 러브버그는 나쁘기만 한 곤충은 아닙니다.
러브벌레 성체는 원래는 인간과 동물에게 무해합니다. 물거나 찌르는 일이 없으며 질병을 전염시키는 매개체가 되는 경우도 드뭅니다. 이들은 꽃의 꿀만 먹으며 꽃에도 해를 끼치지 않습니다.
러브벌레 유충은 자연 환경에도 유익합니다. 그들은 죽은 식물을 분해하고 영양분으로 토양을 풍요롭게 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또한 새와 거미 등 포식자의 먹이가 되어 생태계를 유지시켜주고 있습니다. 물론 앞으로 외래종인 러브버그가 우리나라에서 개체수가 크게 폭발하게 되면 토종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합니다.
러브버그는 떼 지어 다니는 모습이나 암수가 꼬리 부분을 연결시켜 짝짓기를 하는 모습으로 날아다니는 모습 등이 불쾌감을 주곤 합니다. 하지만 이들이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짝을 찾아 같이 날아다니며 함께 머무는 모습을 보면서 러브버그를 사랑의 상징, 로맨스의 상징, 자연의 위대함과 연결짓는 문화도 존재합니다. 어찌 되었건 러브버그가 모기나 바퀴벌레보다 나은 건 맞는 것 같습니다.
러브버그의 주요 출현 시기
러브버그는 1년에 두 번, 보통 4월 말에서 5월 사이에 한 번 나타나고 그 다음에는 8월 말에서 9월 사이에 다시 한 번 나타납니다. 이 기간을 러브버그 짝짓기 철로 보고 있습니다. 이 기간 동안 러브버그는 번데기 단계에서 성충이 되며, 짝짓기와 번식을 위해 많은 수로 떼를 지어 다니는 모습이 많이 목격됩니다. 이러한 비행 활동은 각 짝짓기 철마다 약 4~5주 동안 지속됩니다.
비행 시기와 강도는 온도, 습도, 강수량, 바람, 낮의 길이 등 여러 요인에 따라 달라집니다. 러브버그는 따뜻하고 습한 날씨를 선호하며 춥거나 건조한 날씨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러브버그는 낮 시간, 특히 기온이 적당하고 햇빛이 밝은 오전 10시와 오후 6시 즈음에 가장 활동적입니다. 밤 시간대나, 흐리거나 비가 오는 날에는 활동성이 줄어듭니다.
러브버그의 주요 출몰 지역
다양한 식물이 풍부하게 자라는 곳
러브버그는 꽃, 식물 및 유기물이 풍부한 곳이면 어디든 볼 수 있습니다. 다양한 꽃의 꿀과 꽃가루를 먹고 살며 썩어가는 식물의 위에 알을 낳기도 합니다. 다양한 꽃과 나무가 자라는 산과 들, 목초지, 정원, 여러가지 채소를 키우고 있는 베란다 등에서 러브버그가 많이 보이는 이유입니다.
집안 등 실내 공간
러브버그는 특정 요인에 끌리면 집 안으로 들어올 수도 있습니다. 러브버그가 실내 가전제품에서 발생하는 열을 감지하는 경우 그 따뜻함과 주변의 이산화탄소에 이끌려 집안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집안에 가습기를 틀어놓거나 원래 습도가 높은 집이라면 습기에 이끌려 마실 물을 찾거나 알을 낳기 위해 실내로 들어오기도 합니다. 창문을 꼭 닫아두더라도 러브버그는 샤시의 틈새, 빗물구멍 등 틈만 있으면 실내로 무리지어 들어옵니다.
또 다른 요인은 창문에서 새어나오는 빛입니다. 러브버그는 낮 시간에 주로 활동하며 빛을 좋아하기에 밤에 불을 환하게 켜놓은 곳이라면 햇빛으로 착각하고 들어올 수 있게 됩니다.
배기가스가 많이 발생하는 곳
러브버그는 공회전 중인 엔진에서 방출되는 따뜻함과 이산화탄소에도 쉽게 끌립니다. 이러한 차를 발견하면 주변으로 날아들거나 차체 위에 앉곤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배기가스 발생원이 더 많은 고속도로 주변과 소 목초지 근처에서는 러브버그를 더 많이 볼 수 있기도 합니다.
밝은 색상의 표면이 많은 곳
러브버그는 밝은 색상의 표면에도 유인됩니다. 밝은 색상의 물체를 꽃이나 햇빛으로 착각하여 먹이를 먹거나 알을 낳으려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차량 중에서도 밝은 색상의 차량을 더 좋아하고, 건물 중에도 밝은 색으로 되어있는 건물에 더 많이 유인됩니다.
러브버그가 문제인 이유
러브버그는 여러 가지 이유로 문제가 됩니다. 우선 그들은 인간과 동물 주변에 나타나고 근처로 날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눈, 코, 입, 귀, 머리카락 주변을 날아다니는데 떼로 지어 날아다니는 모습을 보기만 해도 불편함이 느껴집니다. 또한 피부가 민감한 분들에게는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옷이나 피부에 앉은 러브버그를 잡기 위해 손으로 치는 경우, 러브버그가 으깨지면서 약산성 체액이 나와 옷이나 피부가 얼룩지기도 합니다.
다음으로 러브버그는 워낙 큰 무리를 지어서 다니기 때문에 이렇게 떼를 지어있는 곳을 차로 운전해서 지나가려는 경우 시야가 가려진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러브버그 사체가 차량에 묻으면 자동차 차체가 손상될 수도 있습니다. 빠른 속도로 달리다가 앞 유리, 후드, 범퍼 등에 러브버그가 튀었을 때 빠르게 씻어내지 않으면 러브버그 체액의 산성 성분 때문에 차체 페인트나 금속 부품을 부식시킬 수 있습니다.
러브버그는 썩어가는 식물 위에 알을 낳고 유충이 자라기도 하기 때문에 식물을 키우거나 작물을 재배하는 곳에서는 특히 많이 발생하여 성가신 해충이 되기도 합니다.
러브버그 퇴치 방법 및 피해를 줄이는 방법
휴지로 감싸서 제거
실내에서 발견되는 러브버그는 크게 활동성을 보이지 않고 바닥이나 천장, 전등 근처에 붙어있는 모습으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은 가까이 다가가도 쉽게 도망가지 않기 때문에 그대로 휴지로 감싸서 없애는 것도 가능하며, 러브버그 퇴치에 있어 가장 쉬운 방법이기도 합니다.
진공청소기로 제거
집안에 들어온 러브버그는 여기저기를 붕붕 날아다니기 보다는 한 곳에 가만히 앉아있는 경우가 많아 간단히 진공청소기를 이용하여 러브버그들을 빨아들이는 것도 러브버그 퇴치 방법 중 하나가 됩니다. 또한 러브버그 암컷은 수명이 3~4일에 불과하기 때문에 집안에 들어온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사체로 발견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때도 가볍게 진공청소기로 빨아드리면 쉽게 제거가 가능합니다.
창문 틀이나 현관 근처에서도 죽은 러브버그가 발견될 수 있으며, 이때도 진공청소기를 이용하면 됩니다.
물을 쏘아서 퇴치
집 밖에서 떼로 뭉쳐있는 러브버그를 발견한 경우 호스의 수압을 세게 하여 물을 쏘아도 러브버그 퇴치가 가능합니다. 도망치는 러브버그도 있고 물을 바로 맞아서 죽는 러브버그도 있을텐데, 죽은 러브버그 또한 물을 쏘아서 빠르게 없애는 것이 차량 보호를 위해 좋습니다.
감귤류 성분의 살충제 사용
감귤류 성분이 함유된 일반 살충제를 사용하는 것도 러브버그 퇴치 효과가 있습니다. 다른 해충을 죽이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살충제라면 러브버그를 퇴치하는 데에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는 러브버그를 쫓아내기 위해 현관이나 키우는 식물 주변 등에 뿌려놓을 수도 있습니다.
러브버그 DIY 살충제
감귤향이 나는 주방세제와 구강청정제를 사용하여 집에서 간단히 러브버그 퇴치제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분무기에 물 1컵과 감귤향 주방세제 3테이블 스푼, 구강 청결제 3테이블 스푼을 섞습니다. 그리고 러브버그가 보이는 식물 주변이나 벽면 등에 분무기를 뿌리면 됩니다.
선풍기 이용
러브버그가 자꾸 사람 주변으로 가까이 다가오는 경우에는 선풍기 바람으로 러브버그를 가볍게 날리는 것도 가능합니다. 사랑벌레는 비교적 힘이 약하고 몸이 가벼워 강한 바람에 저항을 못합니다. 일반 스탠딩형 선풍기부터 천장형 팬까지 모두 사용 가능하며 러브버그가 주변에 착륙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식물 관리
정기적으로 식물을 가지치기하고 러브버그의 먹이가 되거나 알을 낳을 수 있는 죽은 잎 또는 손상된 잎을 제거하는 것도 러브버그 퇴치에 도움이 됩니다. 잎 위에 러브버그가 앉아있는 경우 물 호스를 뿌려주면 손쉽게 러브버그 퇴치가 가능합니다. 집 마당에 작은 정원이 있다면 정기적으로 잡초를 뽑아주고, 죽거나 썩은 식물은 바로 뽑아주는 것이 좋습니다. 러브버그 유충은 유기물 위에서 자라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정원을 깨끗하게 유지하면 번식지가 줄어듭니다.
세차 자주 하기
세차를 자주 하고 차량용 왁스를 발라 러브버그가 차체 위에 튀는 것을 방지해주면 좋습니다. 자동차 표면에 왁스를 발라두면 러브버그의 잔해를 더 쉽게 제거할 수 있고 후드나 범퍼에 오일 성분을 발라두면 러브버그의 애벌레가 달라붙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러브벌레 사체가 차량 표면에 보이는 경우 물을 묻힌 부드러운 시트를 사용하여 제거할 수 있습니다.
러브버그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러브버그의 활동이 가장 활발한 시간이나 장소에서는 운전을 피하는 것도 방법이 됩니다. 러브버그는 짝짓기 철의 오전 10시와 오후 6시 경에 가장 활동적이며 이산화탄소가 많이 발생하는 곳에 모여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이러한 시점이나 장소에서는 운전을 피하거나 천천히 조심스럽게 운전하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