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에 하얀 줄이 한두 개 보일 때는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쉬워요. 그런데 일주일쯤 지나 보면 줄이 생긴 잎이 금세 몇 배로 늘어나 있어서 깜짝 놀라게 되죠. 잎나방벌레는 잎 속에 숨어 있어서 겉에 약을 뿌려도 잘 듣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잎나방벌레 퇴치는 한 가지 방법에 기대기보다 여러 방법을 단계적으로 겹쳐 쓰는 게 요령이에요. 피해 정도에 따라 순서대로 적용해 보세요.
✋ 1단계, 손으로 할 수 있는 물리적 방법
피해 잎이 몇 장 안 된다면 손이 가장 빠르고 확실한 무기예요. 잎을 햇빛에 비춰 보면 하얀 줄의 끝, 그러니까 터널이 가장 넓어진 곳에 작은 애벌레가 보여요. 손톱으로 그 부분을 꾹 눌러 주면 끝이에요. 줄이 잎 전체를 덮을 만큼 심한 잎은 통째로 따서 봉지에 담아 버리세요. 바닥에 그냥 버리면 애벌레가 빠져나와 번데기가 될 수 있으니 꼭 밀봉해서 버리는 게 좋아요.
- 노란 끈끈이 트랩을 식물 높이에 맞춰 걸어 성충 잡기
- 텃밭 모종은 촘촘한 방충망이나 한랭사로 덮어 성충 접근 막기
- 작물 주변 잡초를 정리해 성충이 머무를 곳 줄이기
- 새로 들인 모종은 잎 뒷면까지 확인한 뒤 심기
이 단계만 꾸준히 해도 소규모 텃밭이나 베란다 화분은 충분히 관리가 돼요. 잎나방벌레 퇴치의 기본은 결국 매일 잎을 들여다보는 관심이라는 점, 꼭 기억해 주세요.
🐝 2단계, 천적의 도움 받기
의외로 잎나방벌레에게는 천적이 꽤 많아요. 대표적인 게 아주 작은 기생벌 종류인데, 잎 속 애벌레를 찾아 알을 낳거나 직접 체액을 빨아 먹으며 개체 수를 줄여 줘요. 노지 텃밭에서 약을 많이 쓰지 않으면 이런 천적이 자연스럽게 찾아와서, 한여름이 지나면 피해가 저절로 줄어드는 경우도 많아요.
하우스처럼 규모가 크다면 시판되는 천적을 구입해 풀어 주는 방법도 있어요. 굴파리좀벌이나 굴파리고치벌 같은 천적이 대표적이에요. 천적을 쓸 때는 넓은 범위에 작용하는 살충제를 함께 쓰면 천적까지 죽어 버리니, 약제 선택을 조심해야 해요. 잎나방벌레 퇴치를 천적 위주로 계획한다면 노란 끈끈이도 천적이 붙지 않도록 적당한 수만 걸어 두는 게 좋아요. 무엇보다 천적은 해충이 아주 많아진 뒤보다 초기에 풀어야 효과가 좋다는 점을 기억해 두세요.
🧴 3단계, 약제는 이렇게 고르고 쓰세요
피해가 계속 늘어난다면 약제의 도움을 받아야 해요. 이때 중요한 건 잎 속으로 스며드는 성질이 있는 약제를 고르는 거예요. 겉에만 묻는 약은 터널 속 애벌레에게 닿지 않거든요. 작물별로 잎굴파리나 굴나방에 등록된 침투성 약제를 확인해서 사용하세요.
- 같은 계열 약제를 연달아 쓰면 금방 저항성이 생기니 계열을 번갈아 쓰기
- 애벌레가 어릴 때, 즉 줄이 가늘고 짧을 때 뿌려야 효과가 좋아요
- 잎 뒷면까지 고르게 묻도록 충분한 양으로 뿌리기
- 잎채소는 수확 전 사용 가능 기간을 꼭 지키기
친환경 재배를 한다면 님오일 같은 식물성 자재를 꾸준히 뿌려 성충의 산란을 줄이는 방법도 있어요. 효과가 즉각적이진 않지만 반복하면 밀도를 낮추는 데 도움이 돼요. 약을 쓴 뒤 3~4일쯤 지나 줄 끝의 애벌레가 까맣게 변했는지 확인하면 효과를 가늠할 수 있어요.
🧹 4단계, 번데기까지 끊어내는 마무리
잎나방벌레 퇴치에서 많이들 놓치는 부분이 바로 번데기예요. 애벌레가 다 자라면 잎에서 빠져나와 흙으로 떨어져 번데기가 되는데, 이 단계에서는 약도 잘 듣지 않고 눈에도 잘 띄지 않아요. 잎을 아무리 깨끗하게 관리해도 흙 속 번데기가 남아 있으면 일주일 뒤 새 성충이 또 나와요.
- 작물 아래 흙을 비닐이나 부직포로 덮어 번데기가 흙에 숨지 못하게 하기
- 수확이 끝난 자리는 얕게 갈아엎어 번데기를 햇빛과 새에게 노출시키기
- 피해가 심했던 작물 잔재물은 밭에 남기지 말고 치우기
- 하우스는 작기 사이에 며칠 문을 닫고 고온으로 처리하기
- 다음 작기에는 다른 과의 작물로 돌려 심기
이 마무리까지 해 두면 다음 시즌의 첫 발생 시기를 꽤 늦출 수 있어요. 한 단계씩 차근차근 해 나가면 약에만 의존하지 않고도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해충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