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파종 시기 총정리, 씨고구마 묻기부터 순 아주심기까지 달력으로 보기

텃밭 작물 가운데 고구마만큼 손이 덜 가면서 수확의 기쁨이 큰 작물도 드물어요. 그런데 고구마는 감자처럼 덩이를 잘라 바로 심는 방식이 아니라, 씨고구마에서 싹을 길러 그 줄기를 잘라 심는다는 점이 조금 특별해요. 그래서 고구마 파종 시기라고 하면 씨고구마를 묻는 시기와 순을 밭에 옮겨 심는 시기, 이렇게 두 단계로 나눠서 생각해야 해요. 오늘은 지역별 차이와 늦게 심었을 때의 영향까지 함께 정리해 볼게요.


🍠 고구마는 왜 순으로 심을까요

고구마는 꽃이 잘 피지 않고, 씨앗을 맺더라도 부모와 같은 품질이 나오기 어려워요. 그래서 농가에서는 오래전부터 덩이뿌리인 고구마를 흙에 묻어 싹을 틔우고, 그 싹이 자란 줄기를 잘라 밭에 꽂는 방식으로 번식시켜 왔어요. 이 줄기를 흔히 고구마 순 또는 고구마 모종이라고 불러요.

순으로 심으면 부모 고구마와 같은 맛과 색을 그대로 이어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호박고구마, 밤고구마, 자색고구마처럼 품종 특성이 뚜렷한 고구마를 해마다 같은 품질로 수확할 수 있는 이유예요. 그래서 고구마 농사는 사실상 순을 기르는 육묘와 밭에 심는 아주심기로 나뉘고, 각각의 고구마 파종 시기를 지키는 게 한 해 농사의 시작이에요. 순을 직접 기르기 어렵다면 5월쯤 종묘상이나 온라인에서 순을 단으로 구입해 바로 심는 방법도 있어요. 텃밭 초보라면 오히려 이 방법이 훨씬 간편해요.

순을 살 때는 줄기가 굵고 마디 사이가 짧으며, 잎이 진한 초록색인 것을 고르세요. 마디 사이가 길고 가늘게 웃자란 순은 뿌리를 늦게 내리고 덩이도 적게 달리는 편이에요. 받은 순은 바로 심지 못하더라도 서늘한 그늘에 두고 밑동을 젖은 신문지로 감싸 두면 2~3일은 충분히 버텨요.


🌱 1단계, 씨고구마 묻는 시기

직접 순을 기르고 싶다면 아주심기 날짜에서 거꾸로 계산하면 돼요. 씨고구마를 묻은 뒤 순이 밭에 심을 만큼 자라기까지 보통 40~50일 정도 걸려요. 그래서 중부 지방 기준으로는 3월 중순에서 하순 사이에 씨고구마를 묻는 게 일반적이에요.

  • 씨고구마는 상처 없고 단단한 중간 크기를 골라요.
  • 온도가 25~30℃ 정도로 유지되는 온상이나 실내 스티로폼 상자에 묻어요.
  • 고구마는 머리 쪽이 위로 가게 비스듬히 눕히고, 흙은 2~3cm 정도만 덮어요.
  • 싹이 올라오면 온도를 조금 낮추고 햇빛을 충분히 쬐어 튼튼하게 키워요.

고구마는 추위에 정말 약해서 10℃ 아래로 떨어지면 씨고구마가 썩기 쉬워요. 3월은 아직 밤이 쌀쌀하니 실내나 보온이 되는 곳에서 기르는 게 안전해요. 순이 25~30cm로 자라고 잎이 7~8장 정도 달리면 잘라서 심을 준비가 끝난 거예요.

한 번 순을 자른 씨고구마에서는 일주일쯤 뒤 다시 새 순이 올라와요. 그래서 씨고구마 몇 개만 있어도 텃밭 한두 이랑에 심을 순은 충분히 얻을 수 있어요. 자른 순은 하루 정도 그늘에 두어 살짝 시들게 하면 오히려 뿌리 내림이 좋아진다는 이야기도 있어요.


🚜 2단계, 순 아주심기 시기

고구마 순을 밭에 옮겨 심는 시기는 늦서리 걱정이 없어지고 땅 온도가 15℃ 이상으로 올라왔을 때예요. 중부 지방은 대략 5월 중순에서 6월 초, 남부 지방은 그보다 1~2주 빠른 5월 초부터 심기 시작해요. 너무 서두르면 냉해로 순이 자리를 잡지 못하고, 너무 늦으면 덩이가 굵어질 시간이 부족해져요.

고구마는 아주심기 후 보통 110~120일 정도 지나야 수확하기 좋은 크기가 돼요. 그래서 서리가 내리기 전에 캐려면 늦어도 6월 중순 안에는 심는 게 좋아요. 6월 하순 이후에 심으면 덩이 수가 적고 크기도 작아지는 경향이 있어요. 심는 날은 흐리거나 비가 오기 직전처럼 흙이 촉촉한 날이 가장 좋아요. 맑고 뜨거운 날 심어야 한다면 오후 늦게 심고 충분히 물을 주면 활착률이 훨씬 높아져요. 사 온 순이 시들어 있다면 하룻밤 그늘에서 물에 꽂아 두었다가 심으면 기운을 되찾아요. 심은 뒤 일주일 정도는 잎이 축 처져 보여도 정상이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혹시 사정이 생겨 6월 하순에 심게 됐다면 너무 아쉬워하지 않으셔도 돼요. 덩이는 조금 작아지지만 고구마순 줄기를 반찬으로 수확하는 재미가 있고, 서리 직전까지 최대한 오래 키운 뒤 캐면 먹을 만한 크기는 충분히 나와요.




📅 지역별 고구마 파종 시기 한눈에 보기

같은 고구마라도 사는 지역과 그해 날씨에 따라 적기가 조금씩 달라요. 아래 표는 일반적인 기준이니, 우리 지역의 마지막 서리 날짜와 그해 봄 기온을 함께 보면서 조정해 주세요.

지역씨고구마 묻기순 아주심기수확
남부(제주, 남해안)3월 초~중순4월 하순~5월 하순9월~10월 초
중부(경기, 충청)3월 중~하순5월 중순~6월 초9월 하순~10월 중순
북부 산간 지역3월 하순~4월 초5월 하순~6월 중순10월 초~중순

달력만큼 중요한 게 땅 온도예요. 아주심기 전에 손바닥을 흙 속에 넣어 봤을 때 차갑지 않고 미지근하게 느껴진다면 심어도 좋다는 신호예요. 그리고 수확은 첫서리가 오기 전에 마쳐야 해요. 고구마가 땅속에서 서리를 맞으면 저장성이 크게 떨어지거든요. 올해 고구마 파종 시기를 정했다면 달력에 묻는 날, 심는 날, 캐는 날을 미리 표시해 두세요. 이렇게 미리 계획해 두면 바쁜 봄철에도 시기를 놓치지 않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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